구봉도 2010 이맘때쯤의 구봉도는 노루귀가 피어오르기 시작합니다. 일요일 아침, 오후의 비소식이 들렸지만 오랜 벗과 함께 지난해처럼 구봉도로 향했습니다. 구봉도에 도착할 무렵에는 햇발이 약해지고 있었습니다. 노루귀의 매력은 쾌청한 날 역광에 반짝이는 솜털의 아름다움에 있는데 아쉬워지기 시작했습.. 초점창 너머 2010.03.17
나들이 저 아이 보다 더 어렸을 때였을 것이다. 아이의 손에 들린 것과 같은 종류의 완구가 그 시절에도 있었다. 프래스틱이 귀하던 그 시절이었기에 나무가 주 재료였다. 외형상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구조는 맞물린 기어가 프로펠러를 돌리는 프래스틱 제품과는 사뭇 다를 수 밖에 없었다. 자식에게 좀 더 .. 초점창 너머 2009.10.26
해무 일몰을 기대하며 모처럼 찾은 바다. 머지않아 해가 뉘엇거릴 시간이지만 붉게 물들어 가는 바다 대신 작은섬을 품에 안듯 애워싼 해무는 또 다른 장관이었다. (서산, 삼길포에서) 초점창 너머 2009.06.23
천하일색 네 이름을 무엇이라 하더냐? 양귀비라 하옵니다. 네가 양귀비라? 네, 그러하외다. 허허, 고연... 네 어찌 경국지색을 사칭할 수 있더냐? 사람들이 다들 저를 일러 양귀비라 하옵니다. 너는 참 양귀비가 아니니라. 쇤네에게 어찌 그리 심한 말씀을..? 네 자태가 아릿다웁긴 하고 언뜻 양귀비처럼 보이긴 하.. 초점창 너머 2009.06.04
하얀민들레 야생화에 관심을 갖게 되니 길을 걸어도 하늘 보다는 땅을 바라보며 걷는 일이 많아진다. 아주 오랫만에 하얀 민들레가 눈에 띄었을 때 나는 종종거리던 걸음을 멈추고 그 앞에 엎드려 무릎을 꿇었다. 숨을 깊이 들이 마신다. 촛점링을 조절하는 동안에 중단되는 호흡에 대비한 반사작용이다. 햇빛은 .. 카테고리 없음 2009.05.03
구봉도의 그녀들 마땅히 야생화의 보고라는 P 아일랜드를 밟았어야 했다. 하지만 바다로 향할 때마다 하늘은 내 편이 되주질 않았다. 기행 하루전인 13일 내린 비가 뭉그적 거리며 자르지 못한 꼬리가 끝내 드센 바람을 일으키더니 14일, 청명하고 구름의 흐름도 여유로운 하늘과 달리 바다는 높은 파도로 일렁였다. 해.. 초점창 너머 2009.03.16
보름달이 걸린 야경 야생화 기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습니다. 동산 위로 얼굴을 내민, 무덤덤해 보이는 보름달은 잠시 후 어느 대학 캠퍼스 위에 멈춥니다. 재미있는 그림이 될 것 같아 전봇대에 바짝 붙어서 300미리 렌즈로 담았지만 맨눈으로 보는 느낌에는 훨씬 미치지 못합니다. 삼각대 없이 찍어서 더욱.... 초점창 너머 2009.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