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을 기다렸다 수리산 나들이가 연례행사가 되었습니다. 피고 지는 꽃의 종류가 일 주일, 열흘 간격으로 달라지기도 하기때문에 여간 부지런을 떨지 않으면 안됩니다. 작년에는 시기를 놓쳐 끝물의 몇 송이만 보았던터라 벼르다 달려갔고 마침 볕도 좋아 노루귀의 솜털을 제대로 담을 수 있었습니다. .. 초점창 너머 2013.03.30
가을, 그래 가을이구나 요즘이야 시도 때도 없이 피지만 가을을 상징하는 꽃 중의 하나가 코스모스다. 밤새 제법 내리던 비가 멎으면서 구름 뒤에 숨어있던 푸른 하늘이 드러났고 적당히 섞인 흰구름이 눈을 시원하게 한다. 하늘을 유혹하려는듯 잠시도 멈춰주지 않고 하늘거리는 꽃을 원하는 구도로 담는 작업.. 초점창 너머 2012.09.22
물방울 놀이 홍수와 가뭄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해 사업을 감행했다는 4대강이 있는데도 속수무책으로 타들어가던 대지가 긴 갈증에서 벗어났다. 이틀 동안 시원하게 퍼붓더니 덤으로 가을처럼 쌀쌀한 아침이 열렸다. 날씨에 구색이라도 맞추려는듯 하늘도 푸르다. 오래 방치해둔 DSLR에 익스텐션 튜브.. 초점창 너머 2012.07.07
여명 5시가 채안됐을 시간에 창문을 여니 여명이 황홀하게 번져있다. 색감이 너무 곱다. 망원렌즈를 꺼내려다 카메라가 두 대 다 사무실에 있음을 깨닫고 탭을 집어 들었다. 건너편 아파트를 덮었던 어둠이 말리고 있지만 예배당의 십자가가 아직 붉다. 노출 보정도 좀 해서 붉은 하늘을 강조.. 초점창 너머 2012.06.26
꽃을 예쁘게 보려거든 꽃이 가장 예쁠 때는 꽃과 눈이 맞았을 때입니다. (으름꽃) 꽃과 눈을 맞추기 위해서 나는 무릎을 꿇기도 합니다. (둥굴레꽃) 봄에 피는 야생화들은 대부분 키가 작습니다. 땅의 차가운 살갗을 뚫고 나오는 동안 성장력을 상실해서 일까요? (은방울꽃) 키 작은 들꽃과 눈을 맞추기 위해서는.. 초점창 너머 2012.05.07
조개나물의 후광 어슬렁 걸음으로 농로를 따라 걷다가 나지막한 산으로 이어지는 언덕에 올랐다. 농부들의 손놀림이 부지런했지만 나는 모처럼 여유로운 발걸음이다. 산벚은 꽃비를 뿌렸고 조팝나무의 향이 코를 건드린다. 돌배나무에 만개한 배꽃이 보였고 흐드러지게 핀 양지꽃이 드물지 않았다. 깔끔.. 초점창 너머 2012.04.28
꽃을 탐하라 노루귀 현호색 돌단풍 큰괭이밥 산자고 토요일. 수리산에 올랐다. 노루귀는 이미 한물 건넜음을 알면서도 혹시나 하는 요행과 함께. 예상대로 개별꽃과 현호색이 지천에 깔려 있었고 늦게 피었던 노루귀 마저 꽃잎을 땅바닥에 쏟아낸 끝물에 가늘고 약한 꽃대에 매달린 탈색된 분홍 노루.. 초점창 너머 2012.04.15
변산 바람꽃, 그녀를 다시 만나다 야생화의 아름다움에 눈을 뜨게해 준 그녀가 그리워 변산으로 달렸다. 그런대로 화창한 날이었지만 그곳의 하늘은 해를 보여주지 않았다. 빛이 없는 날의 결과물은 뻔하지만 어쩌랴. 무리에서 떨어져 피어있는 세 송이에 눈길을 주어보지만 빛이 아쉽다. 변산 바람꽃의 매력은 보라색과 .. 초점창 너머 2012.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