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견했던 터지만 허탈함을 숨길 수가 없다.
애써 TV를 외면하자니 귓구멍이 여간 간질거리는 게 아니다.
역사의 흐름을 강물 같다 하던가?
바다로 빨려들기까지 구비지고 소용돌이치고 좁아지는듯 넓어지면서 흐른다.
흐르고 있다.
흐를 것이다.
부패한 세력들이 있었기에 정의로운 역사를 위한 몸부림은 치열했다.
그러나 그 몸부림은 어느새 둔화되어 스스로 부패한 집단이 되어버린다.
역사는 그렇게 퇴보하는 듯 진화해 왔다.
선정전 뒷편에 회빈루(로 기억되는) 곳이 있다.
단풍이 절정이던 어느날 창덕궁을 순례하던 중 섬칫하게 깔린 정적과 맞딱뜨리는 순간 숨이 턱 멎어렸다.
빈집의 흉흉함 탓이었을까?
비릿한 음모의 냄새가 풍긴다는 착각을 했던 이유가.
오늘 하필 그 광경이 떠올랐다.
파일을 열어 재끼니 어라?
말풍선을 넣고 싶어진다.
"그 분을 건드릴 처지가 못되니 하는 말인데, 그 분 좋고 우리 좋고 당신 좋고... 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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