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창 너머

꽃을 예쁘게 보려거든

낮은담☆ 2012. 5. 7. 00:08

 

 

 

꽃이 가장 예쁠 때는

꽃과 눈이 맞았을 때입니다.

 

(으름꽃)

 

꽃과 눈을 맞추기 위해서 나는

무릎을 꿇기도 합니다.

 

 

(둥굴레꽃)

 

 

봄에 피는 야생화들은 대부분 키가 작습니다.

땅의 차가운 살갗을 뚫고 나오는 동안 성장력을 상실해서 일까요?

 

 

 

 

(은방울꽃)

 

키 작은 들꽃과 눈을 맞추기 위해서는 그만큼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키가 손가락 두 세 마디를 넘지 않는 꽃이라면 아예 엎드릴때도 있습니다.

 

(각시붓꽃)

 

 며칠 전 석양빛을 품은 조개나물의 후광을 카메라에 담고나서

아침햇발에 반짝이는 솜털도 담아보기로 했습니다.

 

 (조개나물) 

 

참 묘한 것이 화창하던 하늘도 작정하고 계획을 세우면

해를 내지 않습니다.

 

여러날을 벼르다가 맑게 개인 하늘에서 쏟아지는 아침햇발을  이고

슾길로 들어섰습니다.

 

 

풀잎에 걸린 잘게 썰린 이슬에서 튕겨나온

햇빛이 렌즈속에서 반짝입니다.

예쁩니다.

 

 

(조개나물 위의 여치)

 

가끔은 여린 들꽃보다 더 여린 생명체와 마주하게 됩니다.

가슴이 두근거릴만큼 경이롭습니다.

 

갓 태어난 여치가 놀라지 않게 초점을 허락하는 거리까지

조심조심 가까이 다가가

렌즈속으로 불러들여 봅니다.

 

그 사이 무릎과 정갱이가 긁히고

팔꿈치엔 가시가 박혔지만 개의치 않았습니다.

돌아서는 발걸음이 뿌듯했으니까요.

 

 

꽃을 예쁘게 보려거든 꽃보다 더 낮아져 보십시오.

그리고 속으로 말하세요.

"넌 참 예쁘구나. 네 이름이 뭐니?" 하면서요.

 

(클릭하면 화면이 더욱 생생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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