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창 너머

질주

낮은담☆ 2008. 2. 15. 11:29

 

가슴이 답답하던 날은 가끔 경마장으로 향했었다.

펜스에 바짝 다가서서 흙먼지 일으키며 호쾌하게 달려오는 경주마를 바라보노라면

응어리가 시원하게 뚫리곤 했으므로.

 

베팅한 말이 역주해주길 바라며 질러대는 뒷편의 함성 소리는 관심 밖이었다.

앞만보고 내달리는 경주마의 긴장한 눈에서 치열한 삶을 읽고

내딛는 말굽소리에 심장의 요동질을 느끼곤 했다.

 

봄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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