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음지의 바위틈에 숨어핀 겨울꽃 세송이
어디 핀들 꽃이 아니랴.
우연히 눈에 잡힌 이름모를 야생화 세 송이.
아마 꽃잎이 지기도 전에 겨울이 왔던가 보다.
바짝 마른 줄기에 얹힌채 건드리면 바삭거리며 쏟아질 것 같아 더 쓸쓸해 보이더라니.
숨은벽 하산길의 계곡에서
뿌리를 가진 식물만 꽃을 피우는 것은 아니다.
오랫만에, 정말 오랫만에 발견한 한 다발의 꽃처럼 피어오른 고드름은
동요 속의 각시방 영창을 떠오르게 하며 나를 코흘리개 소년으로 만들고 있었다.
'초점창 너머'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파노라마로 본 북한산 (0) | 2008.01.17 |
---|---|
노송 (0) | 2008.01.08 |
눈의 간이역 (0) | 2008.01.04 |
저물어 가는 해를 보며 (0) | 2007.12.28 |
날자, 날자꾸나 (0) | 2007.12.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