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만해도 앙증맞던 새싹이었다.
봄을 느끼기에 아직은 이른 쌀쌀한 날씨가 계속 됐지만
띵속의 움직임은 치열 했나보다.
어제 종일 비가 오더니 당황스러울만큼 솟아 올랐다.
무심코 고개를 돌린 곳에 뽀송거리는 솜털에 비를 머금은
할미꽃망울이 고개를 들고 있다.
허리가 잔뜩 굽은 꽃으로만 기억하고 있는 할미꽃이
나름 자태를 뽐내며 허리 꼿꼿이 새운 모습이어서 생경스럽다.
이런 귀한 피사체를 그냥 지나치는 것은 태만이다.
해서 가던 길을 되돌려 카메라를 챙겨들고 나와 촛점창 속으로 그녀들을 불러 들이고
숨 죽여가며 앵글을 잡아 보았다.
행운의 아침이었다.
사진을 클릭하면 솜털이 살아서 꿈틀거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