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서는 처음, 경마장을 찾았습니다.
그저 눈요기를 위해 경마장을 찾는 나에게 질주하는 말은 카타르시스가 됩니다.
"나에게 배팅을 해봐"
출주를 하기 위해 조교사와 함께 경마팬들에게 몸상태를 선보이려 들어섭니다.
출발선을 향한 가벼운 주행입니다.
애호가들은 출주마들이 트랙을 역주행 하는 동안 배팅할 마필을 결정하나 봅니다.
막 출발선을 벗어났습니다.
결승선을 향한 마지막 코너링입니다.
질주하는 모습을 관람석에서 육안으로 볼 수 있는 최초의 구간이기도 합니다.
흙먼지가 보이고 말발굽 소리가 차츰 커집니다.
선두그룹과 후미그룹의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합니다.
이쯤에서는 말의 숨소리까지도 들립니다.
코너링을 마쳤고 이 순위가 언제 다시 바뀔지는 모릅니다.
맹렬한 속도로 촛점창에서 사라집니다.
패닝을 해보지만 내공의 빈약함이 여실합니다.
각축이 치열합니다.
이미 선두그룹과는 좁히기 어려운 간격이 생겼습니다.
출발선을 벗어난지 일 분여, 시작한지 시야에 잡힌지 불과 십 수초만에 그들은 사라집니다.
출발을 지켜보는 모습들은 이렇게 차분합니다.
다음에는 결승선을 통과할 때의 분위기를 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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