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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민들레
낮은담☆
2009. 5. 3. 07:56
야생화에 관심을 갖게 되니 길을 걸어도 하늘 보다는 땅을 바라보며 걷는 일이 많아진다.
아주 오랫만에 하얀 민들레가 눈에 띄었을 때 나는 종종거리던 걸음을 멈추고 그 앞에 엎드려 무릎을 꿇었다.
숨을 깊이 들이 마신다. 촛점링을 조절하는 동안에 중단되는 호흡에 대비한 반사작용이다.
햇빛은 강렬했고 뾰쪽한 자갈들이 팔꿈치와 무릎을 압박한다.
어느새 통증이 느껴지며 숨이 차오른다.
좀더 다가가 촛점창에 가득 채우기엔 키가 너무 작아 렌즈의 최단 촛점거리를 벗어나버린다.
지나는 행인들에게 비춰질 어정쩡한 자세를 의식하고 이쯤 셧터를 눌러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