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창 너머

박제된 정적

낮은담☆ 2008. 12. 22. 10:13

 

 

 

 

                                                                                   박제된 정적
 
 
 
눈발이 날릴듯 말듯 하던 어느날 북한산 자락의  어느 사찰을 찾았습니다.
 
불교도가  아님에도 늘 섬돌 위의 흰고무신에서 경건함을 요구하는 메세지를 읽곤 했습니다.
 

촛점창으로 들여다 보자니 보일락말락 흐트러진 것이 눈에 걸려 가지런히 놓아줄 속셈으로 

행여 수행중인 스님께 방해가  될까싶어 뒤꿈치 들고 다가섰습니다.

 
 아, 차라리 손대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섬돌위에 쩔어 붙어 까칠하게 잡힌 고무신은 그저 전시용으로 놓여 있노라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한 꺼풀 신비감이 벗겨져 내립니다.
나직히 혼잣말을 했습니다.
 
 "박제된 정적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