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창 너머

신탄리에서

낮은담☆ 2008. 3. 31. 06:41

P형의 유혹이 아니었어도 어디로든 튀고 싶었다.

도봉산역에 도착해서 굳이 목적지가 어디인지 물을 필요도 없었고 소요산에서 열차로 갈아타고 찾아간 곳은 대광리였다.

 

 

역부근의 축사에서 풍기는 분뇨냄새가 향수를 자극했다.

목적지는 신탄리였지만 이곳에 고기 좋은 곳이 있다며 이끌더니 과연 내놓은  배받이살-아시는 분이나 아는 고기-은

질좋고 맛갈스러웠다.

 

 

 

신탄리에서 내려 고대산계곡을 천천히 따라 오르자니 버들강아지가 무리를 이루고 있었다.

 

  

 

노란 꽃술이 예뻐 꽤 여러장을 담았지만 그나마 나은 한 장이다.

3주째가 되는데도 여전히 욱신거리고 쑤셔대는 손목의 통증때문에 차분하게 카메라를 움켜쥘 수 없었으니...

 

 

 

가드레일에 카메라를 얹을 수 있어 다행이었다.

 

 

 

새가 깃을 세우고 나는 듯 하던...

 

 

녀석도 제 몸 가누기가 버거웠을까?

 

 

 

짙은 향, 선명한 샛노랑.

멀리서 식별할 수있는 생강나무와 산수유의 차이다.

촛점을 잡는내내 코를 자극하는 향이 즐거웠다.

 

 

 

주머니 속에서는 나방이 월동을 했겠지.

축늘어진 주머니를 건드리면 생강향이 물신거릴 것 같았다.

 

 

 

P형을 위해 한 컷.

 

 

 

흔히 볼 수 있어도 이름은 모른다.

그저 꽃이려니...

 

 

 

이놈의 이끼가 내눈에 띄인 곳은 매 번 쓰러진 소나무위에서였다.

P형의 매크로 렌즈를 장착하고 담았다.

 

 

열차가 중단되는 곳.

철로를 가로지른 그물망은 그저 열차가 더 이상 나아갈 수 없다는 표시였다.

 

 

 

서로 의지해 단잠에 빠진 참 예쁘고 풋풋한 그림을 바라보는 사이 내 눈꺼플도 주저앉기 시작했다.